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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다육이

아빠와 꿈 이야기🌈

by 개굴줌마 2022.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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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굴줌마는 어렸을 적 돌아가신 내 아빠와 꿈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연히 심야괴담회를 시청하다가 설날이기도 하고 그리운 아빠 생각도 나서 추억할 겸 글을 적어본다...


덕양갈매기-잎이 갈매기 날개처럼 생긴 다육이


아빠는 내가 중학교 2학년때  돌아가셧다.

만으로 치면 43세...
그때는 아빠가 참 나이 많은 어른처럼 느껴졋었는데,
내 나이 50이 돼고 보니 한창 인생을 즐길 반백살도 안됀 젊은 나이셧다.
그 시절 아빠는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참 고생하시고 계셨다...


자라고사~따글한 잎과 손톱이 매력적인 국민다육이


지금 같으면 약만 잘 챙겨먹고 관리만 잘하면 끄덕없는 흔한 병인데 35년 전 그때는 약 구하기가 힘들었다.
더더구나 남쪽나라 바닷가 시골 섬마을에서 병원다니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백봉~잎이 큼직한 인기많은 다육이


늘상 사업한다고 돈 날려먹고
노름 좋아하시고 술 좋아라 하시던 우리 아빠~~
'전라도 여자들이 기가 센 이유는 한량 같은 남자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인정은 차고 넘쳐서 남한테 베풀길 좋아하고, 나갔다 들어올때면 과자를 한아름 사와서 자식들에게 큰 기쁨을 주시던 우리 아빠~~
장날 시장에 갈때면 꼭 짜장면이나 국화빵을 자식들 입에 넣어 주시던 우리 아빠~~
내가 중학교 입학할때는 읍내가서 동아전과와 시계를
선물로 사주시던 우리 아빠~~

그러고보니 잊어먹고 있던 아빠와의 추억들이 많았구나...


백모단~모듬으로 합식한 한아름 다육이


아빠는 자기 병 때문에 자식들 교육시킬 돈마저 다 쓰게 됄까봐 병원 치료를 안받으셧다.
우리 아빠 바보탱이~~!!

중2때 어느 여름날 꿈을 꾸었다.
그때는 작은방에서 아빠 혼자  주무시고 안방에선 엄마와 나와 남동생 둘,이렇게 넷이서  잤다.


로슈라로아~부케로 써도 됄듯한 따글따글 다육이


내 꿈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맣게 망토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가마를 들고 우리집 대문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선두에 선 한사람과 가마를 든 네사람이 집으로 들어오더니, 아빠보고 그 씨꺼먼 가마에 타라는 것이다.
난 꿈이지만 저분들이 그 전설의 고향에서나 봤던  저승사자 인걸 느꼈고 아빠를 붙잡았다.
"아빠 가면 안돼요. 우리 아빠 데려가지 마세요...제발요"

아빠는 꺼리낌 없이 가마에 올라탔고 그들은 아빠와 함께 대문 밖으로 사라졌다.
꿈에서 얼마나 대성통곡을 했던지ㅠㅠ


별의눈물~딸의 눈물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 그 까만 옷 입은 사람들이 다시 대문안으로 들어와서는 아빠를 내려주는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러면서 말이다.

참 다행이다~~아빠~~...
깨어나보니 너무 울어서 베개가 흥건히 젖어 있었다.
꿈 이야기를 엄마와 큰 엄마께 했고
큰엄마가 말씀하시길...아빠를 다시 내려주고 갔기 때문에 나쁜일은 생기지 않을거라 했다.
어린 나이에도 차마 아빠한테는 꿈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쉘마리~불타오르는 고급 창 다육이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월쯤 어느날, 아빠가 나에게 손을 닦아달라고 부탁하셧다.
작은방 툇마루에 앉아 바가지에 떠온 물로 아빠손을 있는 정성 다 끌어 모아 열심히 닦아드렸다...

몸이 안좋아 제대로 못씻어서 그랬던건지,
물이 더러워지면 버리고 또 버리고를 반복하면서 아빠손에 때를 말끔하게 보내버렸다.
때타올도 없이 손으로 열심히 밀어서 닦아드리니 아빠는 기분이 좋았던지 그만 하라는 소리도 안하시더라.ㅎㅎㅎ
그리고 며칠후, 화창한 가을날 학교 소풍을 댕겨오니, 집에는 난리가 났다.
아빠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것이었다.


토우인형~머리위에 귤이 화석이 돼가고 있다


지금 같으면 병같지도 않는 당뇨병으로 말이다...

아빠 장례를 치르고 얼마 뒤부터 아빠가 쓰시던 방은 내 방이 돼었다.
밤 10시쯤 자려고 누워서  불을 껏다.
형광등 스위치가 바로 머리맡 쪽에 있어서 누워서 끄면 됐다.
불을 끄고 눈을 감으니 내 얼굴위로 남자 얼굴만 둥둥 떠있다.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떠도 보였다.
불을 켜면 사라졌다가 불을 끄면 다시 나타나 나를 내려다본다.
미소띤 얼굴로~~

아빠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했다.
불을 켰다 끄기를 몇번해도 사라지지 않는 그얼굴...
귀신이다.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안방으로 갔고, 내 얘기를 들은 엄마는
"아빠가 정 때고 갈려고 그라는갑다"...
'아...아빠가 마지막으로 내 얼굴 보려고 왔구낭...'
그 뒤로는 꿈속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가끔 보고 싶은데 말이다.
울 아빠 확실하게 정 때고 가부렀네~~^^


데비~보라색이 이쁜 국민 다육이


그 뒤로 그런일은 없었다...

내가 신기가 있나? 의심도 했지만 그땐 내 마음이 정말 순수했기 때문에 보였나 싶다.
지금은 영혼이 탁하다.ㅋㅋㅋ

아빠 나이를 지나 50이 돼니,
그 짧은 삶이 안타깝고 맘 아프다.
조금 더 사셧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막내딸이 용돈도 좀 드려보고 맛난것도 사주고 효도 좀 했을텐데...
아들들은 엄마를 더 좋아라 하고,
딸들은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게 맞나부다.


한줄요약-아빠~~고맙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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