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육이 키핑장에서 만난 가까이 하려다 먼 그녀가 된 이야기다...
키핑장으로 다육이들을 옮기고 주위를 기웃거렸다.
일하던 기본기를 발휘하여 사람들과는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는 나의 친화력은 갑이다. (또 지자랑이네...ㅎ)
그 중 다육이 초보 언니, 골프녀라고 부르겠다.
수다 떨다 보면 그 끝이 거의 골프 얘기로 끝나기 때문이다.
난 골프에는 관심 없다.
아니 머니가 읍다.ㅠ
다육이 쇼핑만으로도 내 용돈은 거덜이 난다...
운동이라고는 열심히 걷는것~뚜벅이 인생.ㅋㅋㅋ
골프녀가 다육이 물 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키핑장 사장님이 분갈이 후에 물을 바로 줘도 됀다고 했단다.
'난 아무 것도 몰라요~~물 주는 거 몰라요~~' 했어야 됬는데 부끄럽게 아는 척을 했다...
"언니~다육이 뿌리 상태를 봐 가면서 물을 줘야해요^^
뿌리가 좋으면 바로 줘도 돼지만, 많이 잘라냈으면 천천히 물 줘야 해요~^^.
나는 넘치는 오지랖 녀인가...
그 언니 반응이 황당했다.
주위 언니들에게 내가 자기 말에 태클을 걸은 게 기분이가 나빳는지 크게 말을 했다.
사장님 말씀이 맞는데, 모르는 내가 아는척 한다며 흥분 할 일도 아닌데 사람 민망하게 떠드신다.ㅋ
'앗, 저 언니 조심해야겠구나...'
그래도 첫정이 무섭다고 친하게 지낼려고 먼저가서 말도 걸어주고 좋아하는 커피도 배달해주며 그럭저럭 잘 지냈다.
난 팥죽을 좋아한다.
거모동에 맛있는 팥죽집이 있다.
키핑장에서 한 턱 쏘기를 즐겨하던 골프녀.
와우~~돈이 넘치나부다.
아침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가 돈을 낼테니 팥죽을 포장해서 키핑장에서 먹자는 얘기다.
"나 어제 남편이랑 사 먹었는데..."
그래도 언니 맘이 이쁘니 팥죽집에 전화를 걸어 대신 포장 주문도 하고, 언니 차를 얻어타고 포장을 받아서 하우스로 왔다.
골프녀가 하는말.
"내가 골프 연습 하느라 팔이 좀 아파서...팥죽 좀 들고갈래?"
순간 '내 팔은 힘이 남아도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팥죽 들 힘도 없으면서 왜 산겨...ㅋ'
그래도 이정도 쯤이야~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서빙하고 셋팅했다.
뒷처리도 당근 내 몫이다.ㅎㅎㅎ
그런데 황당한 것이 그녀는 저녘에 또 골프 연습을 하러 간단다.
'우이띠...팔 아프다메...팥죽 들 힘도 없다메...'
4일 후 또 전화가 왔다.
팥죽을 먹자고 한다.
'맛있는 건 알지만 잡순 지 얼마나 됐다고...ㅎ'
난 또 포장 전화를 하고 집 도로 앞에서 골프녀 차를 기다렸다.
한참 후에 온 차를 얻어타고 팥죽 집으로 갔다.
도착 후 골프녀가 나에게 카드를 건넸다.
자기는 차에 있을테니 나보고 포장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흐음...'
이제는 내가 알아서 팥죽 포장을 들고 셋팅도 하고 뒷처리도 한다...
나도 모르게 꼬봉화가 돼가는 것이었다.
"그래~모~나도 먹으니깐 이 정도야 모~~"
그래도 기분은 개운치가 않았다.
힐링하러 온 키핑장에서 꼬봉
노릇을 할 줄이야...ㅎㅎㅎ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은 사이좋게 다육이 쇼핑도 같이 하고, 팥죽 얻어 먹은게 고마워 두들레야도 화분채 골프녀에게 선물했다.
골프녀도 자기 말 잘 들어주는 내가 맘에 들었는지 나를 찿았다.
키핑장에서 다육이를 돌보고 집으로 오기전 골프녀에게 빠빠이 인사를 하러 갔다.
나는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게 좋다.
어느 누군가에게 내 맘을 몽땅 주는 대신 모두랑 원만하게 잘 지내는 걸 좋아라 한다...
그런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렇게 말을 했다.
"어... 나는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키핑장 사람들까지 신경 못써~~"
헛...이제까지 골프녀가 데려온 손님들은 자기 손으로 키우는 사람들이었던 건가.
'나도 난중에는 저 언니가 키우는 사람중에 하나가 되겠구나...'
도무지 자식도 아니고 사람
을 키운다는 표현을 쓴다는게 기분이 나빳다.
짧은 인사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골프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며 키운다는 표현을 쓰는 걸까...'
아니다...생각도 하지 말자...피곤하다...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것도 나쁘지만 질질 끌려가는 것도 참 어리석은 바보 짖이다.
나는 병을 얻고 나서는 이기적인 여자로 살기를 다짐했다.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쓰가 내 몸을 얼마나 병 들게 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사소한 거라고 무심히 참았다가 난중 바위만한 크기로 쳐 맞을 수도 있다.ㅋㅋㅋ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람과의 거리를 둔다는 게 쉽지가 않다.
며칠을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다.
골프녀와 나랑은 맞지 않고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거리를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두는 방법은
내맘을 드러내거나 따지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인사 정도만 건네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러는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다.
처음에는 생 까는게 심적으로 부담됐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가볍게 인사 정도만 하니 너무 편하다...
골프녀도 자기가 말 실수 했다 싶은지 아니면 내가 거리두는게 느껴졌는지 내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하기는 이런 일 많이 겪었을 것 같다...그런 성격으로는...ㅎ'
그래도 나름 남편에게 사랑받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사는 골프녀.
내가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매력이 있으리라.ㅎㅎㅎ(병주고 약주기)
나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한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것도 큰 잘못이리라.
그러나 난 남이 아닌 나를 위해서 살아야하므로 내 느낌대로 사는게 맞다...
일 할 때를 뒤돌아 보면 일 보다 사람때메 힘들때가 참 많았다...
그때마다 '내 성격이 이상한가...' '내가 잘못했나...'
많이 뒤 돌아보고 잠도 못 자고 끙끙 됐었다.
지나고 보니 내 성격이 이상한 것도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난 그때 내가 했어야 할 행동을 한 거였고 그럴 만한 이유도 있었던 거다.
자기 합리화면 어떠한가.
내 맘이 편하면 장땡인것을...
남 신경쓰느라 너무 많은 내 에너지를 쏟았나 싶다.
이제부터는 내 맘을 제일 먼저 헤아려주고 보듬어주면서 살것이다. 토닥토닥~
타인이 아닌 나의 행복으로 내 남은 인생을 채워 갈 것이다...
히이...너무 이기적인가!
한줄요약-나를 나답게... 그리고 나답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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